
뮤지컬 영화 《틱, 틱... 붐!》(tick, tick... BOOM!)은 단순한 예술가의 이야기를 넘어, 시간과 싸우며 자신을 증명하려는 모든 청춘의 이야기입니다. 실제 인물 조너선 라슨의 자전적 내용을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20대 예술가들이 겪는 불안, 도전, 정체성의 혼란을 음악과 감정으로 풀어낸 강렬한 작품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무언가를 창작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 영화는 필견작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도전: 이루지 못한 꿈과 싸우는 시간
조너선 라슨은 30세를 앞둔 작곡가로, 브로드웨이에서 자신의 뮤지컬을 올리는 것이 꿈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반복되는 거절, 금전적 고난, 관계의 갈등, 그리고 시시각각 다가오는 시간의 압박뿐입니다. 영화는 그의 대사 “30살인데, 아무것도 이룬 게 없어”를 중심으로, 예술가가 마주하는 불확실성과 초조함을 그대로 드러냅니다. 조너선이 직면한 도전은 예술 그 자체라기보다는, 예술을 포기하지 않기 위한 싸움입니다. 그는 낮에는 식당에서 일하고, 밤에는 작곡을 하며 수년째 작업 중인 뮤지컬 ‘슈퍼비아’를 완성하려 애씁니다. 그의 주변 인물들—직장을 잡은 친구, 자신의 삶을 함께하려는 연인—은 조너선에게 현실적 선택을 강요하지만, 그는 고집스럽게 예술을 택합니다. 이 과정은 마치 20대 창작자 모두가 겪는 내면의 분열처럼 보입니다. “나는 왜 이걸 하고 있는가?”, “이게 누군가에게 의미가 있을까?”라는 질문은 조너선의 입을 통해, 결국 관객의 마음에도 되묻습니다. 이 영화는 그런 고민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하며, 예술을 선택하는 용기가 무엇인지를 보여줍니다.
자아: 현실 속에서 흔들리는 자기 정체성
《틱틱붐》은 단순한 자서전적 뮤지컬을 넘어, 조너선이라는 인물을 통해 예술가가 겪는 자기 정체성의 혼란을 입체적으로 그려냅니다. 음악과 공연이 교차되는 연출 속에서, 그는 때로는 공연자이고, 때로는 인물 그 자체이며, 때로는 제3자처럼 자신의 삶을 바라봅니다. 이처럼 분절된 시선은 예술가가 자신을 찾는 과정의 혼란스러움을 은유적으로 표현합니다. 조너선은 뮤지컬을 통해 자신을 증명하고자 하지만, 세상은 그의 열정에 응답하지 않습니다. 그의 작품은 실험적이고 시대를 앞서 있지만, 오히려 그것이 실패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이 지점에서 영화는 묻습니다. 자신의 색을 지킨다는 것은 무엇인가? 또한, 친구 마이클과의 갈등은 ‘안정된 삶’과 ‘예술적 삶’ 사이에서 끊임없이 흔들리는 자아의 분열을 상징합니다. 마이클은 조너선에게 “너는 현실을 부정하고 있어”라고 말하지만, 조너선은 그 말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그는 자신의 삶을 예술로 표현하는 것이야말로 진짜 ‘현실’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인물 간의 갈등은 예술가의 정체성 혼란뿐 아니라,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인생의 선택 앞에서의 흔들림을 상징합니다. 《틱틱붐》은 그런 정체성의 싸움을 깊고 예민하게 다루며, 20대 예술가들이 공감할 만한 질문들을 끊임없이 던집니다.
감정: 음악으로 폭발하는 불안과 열정
이 영화가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내용이나 주제에 있지 않습니다. 조너선 라슨이 창작한 음악, 그리고 린 마누엘 미란다의 연출은 관객의 감정을 폭발적으로 끌어올립니다. 단순한 ‘뮤지컬 넘버’가 아닌, 인물의 내면을 곡으로 표현한 장면들은 감정적 설득력이 뛰어납니다. 특히 “30/90”, “Why”, “Come to Your Senses” 같은 넘버는 조너선이 처한 상황과 감정을 압축해 전달하며, 음악이 곧 ‘고백’이자 ‘저항’임을 보여줍니다. 음악이 흐를 때마다 조너선의 마음, 좌절, 희망, 상처, 그리고 열정이 모두 무대 위에서 날것 그대로 펼쳐집니다. 앤드류 가필드의 연기는 단순한 ‘배우의 연기’를 넘어, 한 사람의 인생을 무대에 옮겨온 듯한 완벽한 몰입을 선사합니다. 그의 눈빛과 몸짓, 그리고 노래는 관객의 마음을 파고들며, 조너선의 감정선을 정확히 전이시킵니다. 그는 조너선을 연기한 것이 아니라, 조너선이 되어버렸습니다. 《틱틱붐》은 그래서 단순한 영화가 아닙니다. 예술가가 음악을 통해 감정을 토해내는 모든 순간이 영화 전체를 휘감으며, 관객으로 하여금 “나도 뭔가 하고 싶다”는 열정을 다시 되살리게 만듭니다.
《틱, 틱... 붐!》은 20대 예술가들이 반드시 봐야 할 영화입니다. 왜 창작을 하는가, 내가 만드는 것에 의미가 있는가, 나 자신은 누구인가—이러한 물음에 완벽한 해답을 주진 않지만, 함께 고민해주는 작품입니다. 꿈을 꾸는 모든 이들에게 《틱틱붐》은 고독한 싸움의 동지이자, 꺼져가는 열정에 다시 불을 붙여주는 조용한 격려가 되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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